[천자칼럼] 피클볼 열풍

입력 2024-01-28 17:38   수정 2024-01-29 00:17

기존 인기 운동 종목을 변형해 만든 새로운 경기를 ‘뉴스포츠’라고 한다. 야구 파생형 티볼, 지름 1.2m짜리 공으로 하는 배구형 킨볼, 태클 대신 허리춤에 찬 플래그를 뺏는 변형 미식축구 플래그 풋볼 등이 있다.

요즘 미국에서 가장 ‘핫한’ 뉴스포츠가 탁구, 배드민턴, 테니스를 결합한 피클볼이다. 탁구채 2배 크기의 라켓에, 테니스공 크기의 구멍이 송송 난 플라스틱 볼을 쓴다. 코트 규격은 테니스장 3분의 1로, 배드민턴과 같다.

피클볼은 저렴한 비용에 쉽게 배우고 안전하게 즐긴다는 뉴스포츠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. 좁은 코트에 볼 스피드도 테니스의 3분의 1에 불과해 남녀노소 누구나 간단히 배울 수 있다. 룰은 몇 가지를 빼곤 테니스와 같다. 서브와 첫 리턴을 받아 칠 때는 바닥에 반드시 한 번 튀긴 뒤 쳐야 하는 투바운스룰, 네트 근처에서는 발리를 금지한 ‘키친존’이 있다는 정도다.

피클볼 인기몰이는 유명 인사들이 주도했다. 피클볼이 50년째 취미라는 마이크로소프트(MS) 창업자 빌 게이츠의 유튜브 영상과 미국프로농구(NBA) 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미식축구(NFL) 전설의 쿼터백 톰 브래디 등의 피클볼 구단 인수가 큰 영향을 미쳤다. 현재 미국에는 정기적 피클볼 인구 500만 명에, 프로 리그까지 생겼다. 피클볼 리그에는 현대자동차가 후원할 정도다.

테니스장이 피클볼 코트로 바뀌면서 부작용도 없지 않다. ‘팡, 팡’ 하는 플라스틱 공 소음에 주민들이 소송이나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다.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한 고소득층 지역에서도 이런 갈등이 표출됐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. 소음 문제는 피클볼 대중화를 위한 제1 과제다.

피클볼은 조정에서 여러 팀에서 남는 선수를 모아 만든 피클보트에서 유래했다. 1965년 미국 워싱턴주의 한 하원의원이 가족들과 배드민턴을 치려다 셔틀콕이 없자 탁구채와 플라스틱 공 등 여러 스포츠에서 남는 용품으로 고안한 데서 붙인 이름이다. 필요는 늘 발명의 어머니다. 국내에는 아직 동호인이 수천 명 수준이지만, 근래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.

윤성민 논설위원 smyoon@hankyung.com


관련뉴스

    top
    • 마이핀
    • 와우캐시
    • 고객센터
    • 페이스 북
    • 유튜브
    • 카카오페이지

    마이핀

    와우캐시

   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
   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
    캐시충전
    서비스 상품
    월정액 서비스
   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
    GOLD PLUS 골드서비스 + VOD 주식강좌
   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+ 녹화방송 + 회원전용게시판
    +SMS증권정보 + 골드플러스 서비스

    고객센터

    강연회·행사 더보기

   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.

    이벤트

   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.

    공지사항 더보기

    open
    핀(구독)!